한국과 미국의 민주주의 위기

이항렬(법대 57)

<제29차 평의원회의 패널토의 >

한 미 정치상황 모두 분열· 선 동정치로 ‘얼룩’문재인 정권, 비자유시장 경제· 국가안보 위협트럼프, 반민주적 조치 정당화 위한 독재 행보‘전제주의’로 퇴보 되어가는 한·미 정치 우려

한국과 미국의 현재 정치 상황을 보면 자못 한심함을 금할 수 없다. 두 나라 모두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로 분열되었고, 두 나라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기 보다는 그들의 정권 유지를 위하여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악인들이며 애국심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하며 규탄하고 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정적들을 적폐, 수구 골통 보수파, 심지어는 친일파라고 비난하고 있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정적들을 극좌파, 사회주의자, 더 나아가 공산주의자로 몰고있다. 두 지도자는 본인들의 정치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하여 선동정치 (Demagogic),인종 (Ethnic)에 기반한 배타주의,지역에 의존하는 인기 영합주의 (Populism)정치를 시행하고 있다. 두 대통령 서로 진보(문재인) 또는 보수(트럼프)를 대표한다고 하나 사실 두 지도자는 참다운 의미의 진보 또는 보수의 행태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를 진보 애국파라 자처하나 민생 경제를 파탄 시키는 비자유시장 경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본인 지지층의 임금 인상이나 혜택에만 급급하고, 대다수의 국민을 위한 민생 경제나 국가 안보를 무너뜨리고 있다. 또한, 일반 서민을 위하여 모든 국민이 여유 있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그의 주택 정책은 완전한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최근에 출판된 Yale대학의 Don Jans의 저서“The Road to Tyranny”에 의하면 현재 민주주의가 독재, 전제 정치로 퇴보하고 있는데, 그 과정으로 집권자가 상투적인 수단으로 신문, 방송, 인터넷 트윗, 유튜브 개인 방송 등을 총동원하여 자기의 의견과 세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비난, 조롱의 메시지를 쏟아내서 사회를 분열시킴으로써 민주주의 근본 목적인 자유, 평등, 우애 정신들을 말살시킨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북한 정부가, 미국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조작하는 흑색 선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도 전제주의 (Authoritarian or Tyranny)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문재인, 트럼프 두 대통령들은 논란이 많았던 선거를 통해 집권했으며, 그들의 공통된 정책은 각급 법원을 자기편으로 메우고, 이어서 공영 방송을 장악, 비판 언론 추방, 인종 주의에 따른 역사교육, 정치적 반대자 투옥, 삼권분립 무시, 야당 탄압 등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에서는 판사 임명, 징계권을 쥔 위원회를 사실상 집권여당 휘하로 만들고, 헌법 재판관을 친 정부 판사로 채웠다. 검찰 총장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공수처를 만들었고, 윤석열 검찰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감시할 수 있도록 검찰을 무력화시켰다. 미국에서도 법무 장관 Bill Barr는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역할에 더 치중하며 대통령의 위헌적인 행태를 변명하는 것이 그의 주된 역할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공영 방송사 사장에 친여 인사를 앉히고 정권에 비판적인 기자 200여명을내쫓았다. 과거사를 정치에 이용하는 ‘역사포퓰리즘’ 또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거법도 야당과의 협상 조차 없이 범 여권에 유리하게 일방적으로 바꾼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Vote by Mail)가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이를 저지하려고 우편국의 예산 마저 줄이고, 우편 속달을 위한 기계들의 사용을 중지시킨다고 하는 등, 우편국 게이트가큰 스캔들로 등장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정치학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다니엘 지블렛트의 공저 ‘어떻게 민주주의가 무너지는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20세기에 많은 민주주의 국가가 군사 쿠데타에 의해 무너졌지만, 그 이외에 선거에서 당선된 지도자들도 본인들의 권력 유지를 위하여 권위 주의적인 독재자로 변신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의 반민주적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경제위기나 자연 재해, 특히 전쟁과 폭동,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을 구실로 삼는다’라고 하였다. 이런 예측은 불행하게도 트럼트 대통령이 정확히 재현하고 있는데, 그는 언제나 본인의 말만이 옳고 반대 여론은 전부 거짓말이라고 우기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타임즈’의 팩트첵크 (FactCheck)에 의하면 3년의 기간 동안 트럼트 대통령은 무려 20,000회 정도의 거짓 발표를 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는 항상 독재자들인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을 훌륭한 지도자라 칭송하며, 미국 CIA의 보고보다도 푸틴의 말은 더 믿는다고 한다.

 

반면, 우방 민주국가 지도자들은 이를 조롱과 경멸의 대상으로 삼고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미 많은 선거 공약을 어겼으며,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에 머물지 않고 광화문에서 또는 시장 등에서 국민들과 접촉하며 살겠 노라던 사람이 모든 귀를 닫고 청와대에서 추종자들에 둘러싸여 ‘적폐청산’이라는 기치아래 반대세력 애국시민들을 적대시하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스스로 칭했던 ‘적폐’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그는 국정의 파트너가 되어야 할 야당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들을 감옥에 보냈고,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자였던 ‘힐러리’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으르렁거렸으며, 법정에서 유죄를 구형 받은 그의 외교안보 책임자 MichaelFlynn과 러시아가 불법으로 훔쳐낸 비밀자료들을 트럼프 선거에 이용했던 RogerStone을 대통령의 권한으로 사면하였다. 선동적인 정치가들이 궤변과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데도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은 빈부격차, 취업난 문제, 감세, 인종 문제, 지역 감정, 종교 문제 등등 유언비어를 이용한 감언이설에 속아 이러한 지도자들을 또 지지하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정치 상황도 커다란 문제이지만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서 초석이라 할 수 있는 제도적(System), 절차적(Process)인면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자유롭고 공정한 다수결 선거가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인데, 아직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직접 국민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선거인단 (Electoral College)이 선출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아직도 지역 감정이 중요한 변수이며, 장래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하여는 남북 통일보다 우선동서 연합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인기 영합주의가 판을 치며 허황된 약속으로 또는 거짓말로 군중들을 선동하여 광우병 사태나 촛불 시위 등과 같이 크게 정치 판도를 뒤흔드니, 아직 한국의 민주주의가 확고하다고 할 수가 없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자유와 평등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현재 한국에서는 너무 평등에만 치중하고 자유는 소외되는 것만 같아 걱정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통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민주주의가 희생되며 자유가 없어지는 방향으로의 통일은 절대로 묵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3일에, 한국에서는2022년 3월 9일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데, 두 나라의 장래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선거가 될 것이다.

 

차기 한국 대통령은 북핵 문제, 빈부 격차,이념 갈등 등을 해결하여야 하며, 한국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초강대국 세력 확장의 각축장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가능성 때문에 정말 나라와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훌륭한 지도자가 당선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지만, 성공적인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려면 우리가 사랑하는 미국과 한국에서 자기만 옳다고 믿는 자아 도취자 (Narcissist), 선동가 (Demagogue), 비타협자, 정직하지 못 한 지도자들은 당선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주장과 이념에 따라 극우 또는 극좌로 치닫는 지도자들은 국민을 포용하지 못하고 양극화 시킬 것이며, 그런 정치 역학 하에서는 국민들도 민주주의의 근간인 다른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적대시하게 되며, 국민 서로가 비난만 일삼는 사회가 형성될 것이 때문이다.<전 쉐퍼드 대학 국제정치학 석좌교수>__

서울대학교 미주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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