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홍(홍병각·문리대 53) 동문의 90세 생신 축하연이 지난 11월 3일 LA 다운타운의 조너던 클럽에서 열렸다. 이날 서울대 동문들을 비롯해 LA 지역의 금융·기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홍 동문의 생신을 축하했다.
홍 동문은 미주 한인은행계의 ‘거목’으로 불린다. 한인은행 역사는 홍 동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한인은행 뿐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의 성장에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만큼 독보적인 존재로 꼽힌다.
오픈 뱅크의 민 김 행장은“ 홍 행장님의 배려 덕분에 여성들도 은행장 을 비롯한 은행 고위임원직에 발탁
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축하연에는 민 김 행장을 포함해 조혜영, 조앤 김 행장 등 여성들도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
히 민 김 행장은 홍 동문의 100세 생신은 자신이 경비를 부담해 성대하게 치러드리겠다고 다짐해 큰 박수
를 받았다.
홍 동문의 리더십은 1992년 4·29 LA 폭동 때 빛을 발했다. 폭동의 직격탄을 맞아 재기가 어렵게 보였던
한인 상권에 홍 동문이 무담보 대출을 해준 것. 이 덕분에 한인타운이 되살아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이사회와 갈등이 좀 있었지요. 그래도 설득을 했어요. 한인타운이 살아나야 은행도 성장할 수 있다고요.”
은행으로부터 긴급수혈을 받은 한인 상가는 폭동의 아픔을 뒤로 한 채 급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날 하객들은 홍 동문의 비상한 기억력에 혀를 내둘렀다. 한 분 한 분 이름을 불러가며 자신과의 인연을 설명해 나가자 감탄을 금치못한 것.‘ 90세라는 게 믿기지 않네’‘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맞아’‘ 나
보다 기억력이 더 좋으시네’ 여기저기서 수근거림이 들렸다.
서치원(공대 69) 동문은 홍 행장이 담보없이 대출을 해준 덕분에 자신의 비즈니스가 되살아날 수 있었다
고 고마워했다.
서울대 동문들을 대표해 참석한 노명호(공대 61) 미주 동창회장은“ 홍 선배님의 기를 받아갑니다” 큰소리
로 덕담을 건네 연회장에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