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뜨거웠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스치는 기분 좋은 여름밤, 시카고 서울대 동창회 음악동아리 회원 50여 명이 시카고 근교의 아름다운 라비니아 페스티벌(Ravinia Festival)로 모여들었습니다.
돌아보니 2018년 처음 음악 동아리를 맡았던 날이 떠오릅니다. 더 많은 동문이 부담 없이 모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렴한 단체 티켓을 알아보고, 정성껏 테이블과 의자를 준비하며 첫걸음을 뗬던 작은 모임이 어느덧 훌쩍 자라 올해로 8년 차를 맞이하였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한층 많은 동문이 자리를 메워 주어, 그 어느 때보다 온기 가득하고 활기찬 자리가 되었습니다.
1904년에 문을 연 36에이커 규모의 푸르른 라비니아 파크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hicago Symphony Orchestra)의 오랜 여름 안식처입니다.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현재 마린 올솝(Marin Alsop) 지휘자가 음악 감독(Chief Conductor)을 맡아 예술적 깊이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날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이었습니다. 2악장에서 가만히 흘러나오는 맑은 시냇물 소리, 그리고 나이팅게일과 뻐꾸기 울음소리를 모사한 목관악기의 정교한 선율은, 마침 울창한 숲속에서 들려오는 실제 새들의 지저귐과 장단 맞추듯 어우러지며 자연과 음악이 하나의 거대한 합창을 이루는 환상적인 순간을 선사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를 매혹시킨 또 하나의 주인공은 스페인 출신의 23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냐스(María Dueñas)였습니다. 세계 클래식계가 아끼고 촉망하는 이 젊은 거장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는 참석한 모든 동문의 마음을 깊은 울림과 감동으로 물들였습니다.
이번 모임이 이토록 풍성하고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묵묵히 마음을 더해주신 분들의 정성 덕분입니다. 50여 개의 도시락을 직접 배달하시느라 애써주신 이동균 회장님의 수고는 물론, Mrs. 한경진 님, 김호범 동문님, 윤봉수 회장님, 황치용 선배님 부부, 전현일 회장님의 따뜻한 협조에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세대를 초월해 한마음으로 웃고 즐기며 동창회의 진한 화합을 맛본, 그야말로 완벽한 한여름 밤이었습니다!”라는 한경진 선배님의 소감처럼, 이번 라비니아 나들이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잔향을 남길 아름다운 한 페이지가 될 것입니다. 마음 모아 함께해주신 모든 분과 마음 써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글, 사진: 이영우 문리대 66)


서울대학교 미주동창회 Seoul National University Alumni Association in the 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