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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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길에게 길을 물으며 걷다 _ 한정민(농가정87)

일주일에 한번씩 왕복 2시간 운전을 마다하지 않고 상담을 오는 내담자가 있다.  몇년 동안 학교를 자주 빼먹고 여러 문제를 일으킨 고등학생 자녀와 계속되는 불화로 때론 컴퓨터를 던지거나 문이 부서지는 격렬한 몸싸움으로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됐다고 했다.  ‘언제 정신차리고 변할까? 저 녀석만 변하면 문제가 해결될텐데…’라고  원망하며 기다리던 중 한국일보에 실린 필자의 칼럼을 읽고 상담 받을 용기를 냈다고 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열심히 ... Read More »

[수필] 요리와 수술 – 조중행 (의대 63)

나에게는 미식가이고 요리를 좋아하는 아들과 며느리가 있다. “엘 불리(El Bulli)”의 음식, 페란 아드리아( F e r r a n Adria)* 요리의 예술성, 철학까지 논하고, 자신들도 가끔 요리 레슨도 같이 받고, 두 사람 자기들 저녁 한끼라도 모든 정성을 다해서 요리하는 아이들이다. 요리를 통해서 만났고 결혼에까지 이르렀다. 집에는 전공 서적과 나란히 “El Bulli’s Philosopher”(엘 불리의 철학자)나 세계적 식당 Alinea(알리니아)의 요리사 Grant Achatz(그랜트 ... Read More »

[수필] “선생님, 어떻게 이런 환자를 두고…..” 조중행(의대63)

잊을 수 없는 환자 2 의과대학을 졸업한 1969 년 4월 인턴 첫달, 흉부외과 근무의  첫달이 거의 끝 나갈 무렵이었다.. 졸업과 동시, 의사 국가고시 발표 몇 주 후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병원의 신참 인턴으로, 직접 환자를 다루는 의사로서의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나는 정신없이 또 온 몸으로 뛰고 있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 중환자에 대한 두려움, 책임감, 다른 동료 인턴들과의 경쟁심, 또 자존심 ... Read More »

[수필] 내 마음의 명왕성 – 김희봉(공대68)

태양계의 끝. 햇빛은 스러지고 별들만 숨쉬는 곳. 불꺼진 변방의 간이역처럼 홀로 떠있는 우주의 섬. 그 외로운 명왕성에서 기척이 왔다. 지난 주, 미국의 우주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근 10년을 날아 근접한 명왕성에서 사진을 보내온 것이다. 2006년 태양을 등지고 날아간 무인선이 보내온 첫 영상엔 놀랍게도 커다란 “하트”무늬가 새겨져있었다. 달 표면의 계수나무처럼 명왕성엔 “하트”가 선명했다. 명왕성이 보낸 연서(戀書)였다. 내 마음의 명왕성은 와이오밍이다. 졸업 후 ... Read More »

[수필] 반지는 힘이 쎄다 _ 손명세 (공대 60)

신혼도 아직 서먹한 시절 아, 하는 비명이 화장실에서 터지더니 아내는 사색이 되어 화들짝 뛰쳐나왔다. 내 반지, 내 반지. 전전(戰前)에 지은 간이를 면한 아파트. 물막이도 어설픈 싱크대에서 반지가 비누칠에 간지러워 까르르 자지러지다 미끄러져버렸던 것이다. 세숫대야에 물 받아 세수하던 고향, 떠난 지 겨우 두어 해 수순을 몰라 막막한 바둑판에서처럼 막막하긴 나도 마찬가지였지. 수챗구멍에 결혼반지, 어벙하게 처넣은 얼마누라가 된다니. 장땡에 파토낸 것처럼 황당하고 ... Read More »

시, 수필 _ 시인 곽상희의 가을 서신 _ 곽상희 (문리 52)

지난 여름은 참 더우셨지요? 나무 잎 흔드는 세미한 바람소리 따라 자박자박 걸어오는 가을의 발걸음 소리가 저 동구 밖에 아른거리네요. 그 첫 자락에서 시는 무언가, 시와 우리와의 관계는 무언가 하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시를 쉽게 쓰는 방법으로 15가지를 든 분도 계시고 물론 시는 삶이라고 간단히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시란 삶이 풍기는 향기이며 뿌리이며 가지라고.... 오늘 그렇게 서두를 내고 싶네요. 그래요, 향기라 할 ... Read More »

시, 수필 _ 첫사랑의 추억, 봄바람 타고 _ 김수영 (사대 57)

봄바람 타고 우후죽순처럼 꽃소식이 한창이다. 인적이 드문 시골 오솔길에 핀 이름 없는 들꽃이 비록 보잘 것없이 초라해 보여도 나는 가만히 앉아 들여다본다. 꽃잎도 쓰다듬어 보고 이파리도 어루만져보며 꽃잎이 숨 쉬며 봄을 맞이하는 벅찬 감격의 소리도 들어본다. 그 속에 우주의 합창이 들려오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늘을 쳐다보며 빙빙 돌며 춤을 추기도 한다. 꽃 한 송이 한 송이도 ... Read More »

꽁트 _ 딸구와 공여사<후편> _ 이석호 (공대 66)

화가 난 나는 파티가 끝난 후 딸구를 찾아가 따졌더니 막상 공여사가 자기 앞에 와서 섰을때 눈이 마주칠려니까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이명과 현기중이 나서 도저히 그곳에 서 있을 수가 없더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일은 다시 틀어져 버렸는데 그 후로 딸구는 더 이상 공여사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았고, 나도 다시 묻기가 미안해 공여사 껀은 우리 둘 사이에서 사라졌다. 그 후 이십여년이 흘러 우리 ... Read More »

수필 _ 10cm _ 김정현 (공대 68)

​가수 팀 이름이 10cm 라고? 이해한다고? 뭘? 70년대에 미국엘 온 후, 우리 부부는 한국문화에 접할 기회가 별로 없이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러다가 인터넷 덕택으로, 그리고 나서도 한참 후 고속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드디어 한국의 문화에 접할 기회가 생겼다.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는 70년대 후반부터 오늘날까지의 한국의 대중음악이 어떻게 흘러 갔는지, 어떤 가수가 인기를 끌었는지, 이제 와서야 알게 된 것이다. 쎄시봉으로 분류되는 가수들까지는 알겠는데, ... Read More »

꽁트 _ 딸구와 공여사<전편> _ 이석호 (공대 66)

나는 지금 내 친구 딸구의 유품을 챙기다가 문득 호기심이 생겨 딸구의 스켓취북을 펴 보다가 딸구의 생애에 대한 추억에 잠긴다. 나와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딸구의 본명은 “이철구” 였다. 그런데 같은 반이었던 삼학년 때의 담임선생이 심하게 사투리를 쓰는 이북 사람이어서 철구를 “텰구”로 발음을 한것이 원인이 되어 초등학교 친구들과 동네 아이들 간에 별명이 딸구로 되 버렸고, 본인도 별 저항없이 그것을 받아 들이는 바람에 본명인 ... Read More »